[삶의 뜨락에서] 태국 - 미소의 나라
이번 크루즈 여행 중 베트남 다음으로 방문한 나라는 태국이다. 내가 그들에게 받은 인상은 그들은 항상 미소를 잃지 않고 예의 바르다고 느꼈다. 그들은 느긋하고 여유로우며 두 손을 모아 공손하게 인사한다. 또한 그들은 가족 간의 유대 관계를 매우 중요시한다. 이 나라는 입헌 군주제에 입각한 민주주의를 고수하고 태국 헌법상 국교는 없다.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태국문화에서 불교는 압도적으로 전체 인구의 95%가 불교 신자이다. 법으로 강요하지는 않지만, 태국에서 성인 남자가 일생에 한 번 전통적으로 삭발하고 떠나는 단기 출가는 성인식 대신이 되기도 한다. 기후는 열대 몬순기후라서 우기(5월에서 10월) 때마다 집중호우가 쏟아지고 산이 없이 지형이 평평해 홍수 피해가 많은 편이다. 홍수 문제는 교통 혼잡을 불러와 국가의 큰 과제라 한다. 태국민은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서구 열강의 식민 통치를 받지 않고 독립을 유지하였다는 큰 자존심이 있다. 이 나라는 적도에 인접해 있어 일 년 내 여름이지만 북부지방에서는 최저기온이 12월과 1월 사이 밤에는 59도까지 내려가기도 한다. 외국인들은 이 나라에는 오직 세 개의 여름, 즉 여름, 더운 여름, 아주 더운 여름만 있다고 표현한다. 또한 습도가 85%에 달해 체감온도는 훨씬 높아 숨이 탁 막힐 정도로 무덥고 습해 중동이나 아프리카 사막지대보다 훨씬 덥게 느낀다. 작열하는 태양과 푹푹 찌는 날씨가 태국의 여름 방문을 피하게 한다. 보통 12월 전후로 해안가 휴양지는 지중해성 기후와 비슷해 여행하기에 최적의 시기이다. 태국은 수도권인 방콕과 휴양도시인 파타야가 관광지로 유명하다. 방콕은 현대식 건물로 가득 차 있으며 명품쇼핑을 즐기는 관광객의 눈길을 끄는 반면, 이 나라를 대표하는 왕궁과 유적지들이 많이 있다. 이 나라 여행의 제1순위인 왕궁(프라 보롬 마하랏차왕 - Grand Palace)은 과거 국왕들이 거주했던, 라마 1세에 의해 1782년에 건립된 왕실 궁전으로 방콕의 심장부이다. 여러 사원과 황금 탑, 불상, 벽화 등 다양한 색채의 향연은 적도의 태양 아래 눈부셨다. 과거에는 국왕들이 거주했으나 지금은 태국의 제1순위 관광지이다. 건축물 하나하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아주 섬세하고 화려한 조각작품으로 혼이 들어간 장인 정신에 압도되어 94도의 불볕더위에 비처럼 흐르는 땀을 닦기도 미안했다. 이 왕궁 방문 하나만으로도 태국의 가장 중요하고 대표적인 예술과 건축물을 한꺼번에 본 셈이다. 태국은 그들만의 종교색이 짙은 풍부한 문화와 숨을 멎게 하는 자연경관, 특색있는 음식과 생동감 있는 야경으로 관광객을 유혹한다. 이번에 방문한 코사무이 섬은 수면이 얕아 크루즈 배를 댈 수 없어 바다 한가운데서 작은 배로 갈아타고 들어갔다. 아직 사람 손을 많이 타지 않아 천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그 섬은 그림엽서 같은 해변이 섬 전체를 두르고 있었다. 90%의 관광객이 이스라엘과 유럽인이라고 한다. 태국 음식은 많은 애호가를 갖고 있다. 난 그들의 특이한 향에 민감해서 별로 즐기지 못했지만, 동행한 사람들은 팟타이(새콤, 달콤, 짭짤한 맛이 어우러진 태국식 볶음 쌀국수), 파파야 무침(파파야, 마른 새우, 고추, 땅콩 가루를 빻아 만든 샐러드)을 얼마나 잘 먹는지 부러웠다. 태국은 또한 동물들이 많아 코끼리, 원숭이, 악어 쇼가 유명하다. 태국의 상징인 코끼리는, 특히 흰 코끼리는 이 나라에서 아주 귀하게 대접받는다. 마야 부인이 석가모니를 낳기 전 태몽으로 여섯 개의 상아가 달린 흰 코끼리 꿈을 꾸었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코끼리에도 등급이 있어 우직한 애들은 밀림에서 통나무를 나르는 일을 하고 영리한 애들은 훈련을 거친 후 쇼에 나와 재롱을 부리기도 한다. 악어 쇼에서는 그들이 어떤 훈련을 받았는지 입을 한번 벌리면 수련사의 머리나 팔뚝이 들어와도 계속 입을 벌린 채로 졸고 있었다. 명연기였다. 정명숙 / 시인삶의 뜨락에서 태국 미소 태국 헌법상 나라 여행 여름 방문